howdy.

VIEW > LIVING

LIVING

공유기업은 정말 망할까?

우버, 에어비앤비의 운명은.

2020. 07. 13

공유경제가 공격당했다.

Writer 조성준 : 경제신문 기자. 자본소득을 꿈꾸는 동학개미 중 한 명.

거의 모든 산업 분야가 코로나에 얻어맞았다. 그중에서도 공유경제의 상처는 유독 깊다. 거리두기가 시대정신인 상황에서 타인과 무언가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금기가 됐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공유경제 기업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공유경제 저물고, 언택트가 뜬다”라는 분석들이 쏟아졌다. 실제로 언택트 대표 기업 넷플릭스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했다. 반면 공유경제 상징 우버는 쓴맛을 봤다. 공유경제에 뛰어든 기업 중 상당수는 다시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회는 위기 속에 감춰져 있다. 코로나는 공유경제 시장에 가득 껴있던 거품을 거둬내는 중이다. 옥석을 가릴 시간이다.

우버 “나 현금 12조 원 있어”

우버

전 세계 1억 명 이상 사용자를 둔 우버는 코로나가 터지자마자 급제동 걸렸다. 미국 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4월 우버 운행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 급감했다. 40달러 안팎이었던 우버 주가는 10달러 초반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실리콘밸리 성공 신화였던 우버의 추락은 공유경제 몰락 그 자체로 보였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미국 중앙은행의 부양 정책에 힘입어 미국 증시가 기지개를 켰다. 거의 모든 기업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우버는 무서운 속도로 반등했다. 우버 CEO가 “우리는 쌓아놓은 현금만 12조 원이다”라고 말하자 하루 만에 주가가 40%가 오르기도 했다.

물론, 우버가 보유한 풍부한 유동성 하나만으로 주가가 반등한 것은 아니다. 우버는 위기에 맞서 발 빠르게 대응했다. 우선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막대한 비용을 절감했다. AI 얼굴 인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운행을 못 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도 차량에 탑승 못하도록 조치했다. 우버는 "집에 머무르세요. 우버를 타지 않아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도 냈다. 우버는 수익이 줄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면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선택했다.

하지만 여기엔 고도의 셈법도 깔려있다. 우버는 사람들이 ‘집콕’하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버 사업 포트폴리오 중엔 음식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가 있다. 배달 공화국인 한국에서 우버이츠는 제대로 힘 못 쓰고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미국에선 얘기가 다르다. 급성장 중이었던 미국 음식 배달 시장이 코로나를 맞아 말 그대로 불붙었다. 4월 우버 차량 호출 서비스 실적이 80% 급감하는 동안 우버이츠 매출은 90% 급증했다. 우버이츠는 미국 내 배달 업체 중 3위인데, 최근 2위 업체인 그럽허브 인수를 노리기도 했다. 우버는 테슬라처럼 자율 주행 기술에도 오랫동안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우버의 최종 목표는 운전자 없는 완벽한 무인 자율 주행이다. 지금 추세라면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우버의 꿈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날이 오면 우버는 당연히 무인 자율 주행 기술과 음식 배달을 결합할 것이다. 우버가 개척할 영토는 여전히 넓다.

에어비앤비 예약이 다시 증가했다

에어비앤비

“발리? 방콕? 하와이? 어디로 갈까?” 예년 같았으면 여름휴가지를 두고 고민하느라 바빴을 시기다. 전 세계가 국경을 걸어 잠근 올해는 휴가 시즌이 무색해졌다. 물론 하늘길이 뚫린 국가도 있지만, 여행 다녀와서 2주간 자가격리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전 세계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하면서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직격탄을 맞았다. 예약률이 곤두박질치며 매출이 급감했다. 에어비앤비는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당연히 연기했다. 만약 코로나가 종식되고도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지 않는다면 에어비앤비는 구원받을 길이 없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될까? 최근 제주도에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한국 사람 여기에 다 있는 거 같네” 해외여행이 막히자 사람들은 제주도, 강원도로 몰려들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사태 절정에서 벗어나자 자국 내에서라도 조심스럽게 여행을 다니는 인구가 늘고 있다. 실제로 6월 첫째 주 주말 미국 에어비앤비 예약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했다. 여름휴가를 삶의 소명으로 여기는 유럽인들 역시 자국 내에서라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건은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 여행 심리가 제대로 살아날 때까지 버틸 수 있는가다. 이점에서도 에어비앤비는 또 다른 여행 관련 산업인 호텔이나 항공사보다 유리하다. 호텔과 항공사는 부동산과 비행기라는 실물 자산을 유지하기 위해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빈방을 공유하는 호스트와 고객을 연결해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기업이다. 마케팅비, 인건비, 신사업 투자 외에 들어가는 비용이 별로 없다. 최근 에어비앤비는 마케팅비를 확 줄이고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보릿고개를 버틸 채비를 갖췄다. 내년 이맘때쯤 우리는 올해와 달리 여름휴가지를 고민하고 있을까? 확신할 순 없지만 많은 사람은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그래서 아직 에어비앤비의 운명을 단정 짓기는 이르다.

코로나에 공유주방은 훨훨

공유 주방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뉴노멀’(New Normal)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의미한다. 코로나 이후 가정, 일터, 사회 전반에 변화가 생겼다. 거리두기, 재택근무, 화상수업, 저금리 등 뉴노멀이 쏟아지는 중이다. 코로나 여파로 외식 지형도 역시 급속히 재편 중이다. 평소 배달음식을 좀체 먹지 않던 사람들도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음식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음식 배달 거래액은 3조 5000억 원이다. 3년 전과 비교하면 7배나 늘어난 규모다. 외식업계 역시 폭발적인 수요에 화답하며 배달음식 퀄리티와 종류를 업그레이드 중이다. 이제 배달로 못 먹는 음식은 거의 없다. 와인에 치즈 플래터까지 집으로 가져다주는 시대다. 소자본으로 외식업계에 진출하려는 꿈을 품은 사람들에겐 지금이 기회일 수 있다. 공유 주방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공유 주방 개념은 간단하다. 조리시설이 갖춰진 대형 주방을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100평짜리 주방에 10개 업체가 들어와 제각각 요리하는 구조다. 공유 주방 비즈니스 모델은 198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최근 한국에서 공유 주방이 뜨는 이유는 홀 영업을 하지 않고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어서다. 공유 주방의 장점은 많다. 임대료, 인테리어비 등 창업 초기 비용 부담을 확 줄여준다. 장사가 부진하더라도 재빨리 주력 메뉴를 바꿔가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이 공유 차량 다음으로 뛰어든 분야가 공유 주방이다. 캘러닉은 보유하고 있던 우버 지분 대부분을 팔며 현금 3조 원을 확보했다. 이 돈을 공유 주방 기업 ‘클라우드 키친’ 설립에 투입했다. 캘러닉은 곧장 한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말 강남에 공유 주방 4곳을 열었다. 국내 업체들도 공유 주방 확대에 힘 쏟고 있다. 배달의 민족 출신 인력들이 운영하는 ‘고스트 키친’도 소자본창업자들에게 호평받는 중이다. 공유 주방 모델은 차량 공유, 숙박 공유와 비교해 이미지도 좋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는 각각 택시, 호텔업계와의 갈등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정부는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규제로 대했다. 한국에서 우버는 여전히 불법이고, 에어비앤비도 온갖 규제에 가로막혀있다. 반면, 공유 주방은 한국에서 전혀 없던 모델이다. 기존 산업계의 반발은 커녕 외식업계의 환호까지 받고 있다. 정부도 규제를 풀며 공유 주방 활성화에 동참 중이다. 공유주방의 앞길은 밝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