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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는 애플 뮤직

취향을 정교하게 저격하는 뮤직 큐레이션

2019. 12. 16

Writer 정준화 : 디지털 기획자. 틈나는 대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쓴다.

지금껏 사 모은 CD가 결코 적은 편은 아니다. 가끔은 온/오프라인의 LP 매장에 들러 충동구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음악 감상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스트리밍 서비스다. 2016년, 국내에 정식 론칭한 이후로는 줄곧 애플 뮤직만 이용해왔다. 물론 이 서비스에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많이들 지적하듯 애플 뮤직의 한국 계정 소유자가 감상할 수 있는 최신 K-pop의 범위는 다소 제한적이다. 만약 아이유의 신보를 굳이 애플 뮤직에서 들어야 하겠다면 어떻게든 해외 계정을 개설해야 한다. 그렇지만 가요 카테고리 밖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추릴 때는 기존의 스트리밍 플랫폼보다 선택의 폭을 더 넓게 누릴 수 있다. 단지 곡의 수만 많은 게 아니다. 애플 뮤직의 진짜 장점은 취향을 정확히 조준하는 새로운 곡들과 만날 기회를 매우 다양하고 친절하게 제공한다는 데 있다. 거실의 음반 진열장에서는 찾기 힘든, 스트리밍 서비스라서 가능한 즐거움이다.

뮤지션의 음악 추천

APPLE MUSIC 라디오

새로운 음악을 찾고 싶을 때는 종종 애플 뮤직의 라디오 탭을 클릭한다. 원하는 장르가 명확하다면 잘 정리된 카테고리별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하면 된다. 괜찮은 신곡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할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더 즐겨 이용하는 건 유명 뮤지션들의 인터뷰와 선곡으로 구성된 콘텐츠들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고른 음악만큼 믿음직스러운 추천도 드물 테니까. 지금 애플 뮤직에서는 프랭크 오션, 더 위켄드, 에즈라 코에닉(뱀파이어 위켄드), 엘튼 존, 그리고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등이 DJ로 참여하는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청취할 수 있다. 마이클 키와누카, 벡, 빌리 아일리시 등은 인터뷰와 함께 각자의 추천곡을 소개한다. 지금 이 글은 레트로 사운드와 실험적인 형식을 이상적으로 접목한 새 앨범 ‘KIWANUKA’로 평단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마이클 키와누카의 방송을 들으면서 쓰는 중이다. 그가 알려준 리스트 덕분에 애플 뮤직 보관함이 더욱 풍성해졌다.

취향의 교환

APPLE MUSIC 앱 아이콘

우리의 취향은 주변으로부터 받은 영향의 총합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지금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이나 뮤지션, 혹은 소설가를 처음 알게 된 계기는 누군가의 추천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애플 뮤직 유저들은 SNS처럼 서로의 계정을 팔로우할 수가 있다. 그렇게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고 다른 사람의 취향도 확인해보는 것이다. 평소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일치하는 사이였다면 좋아하는 음악도 겹칠 가능성이 높다. 혹은 잘 몰랐던 사람의 재생 목록에서 의외의 친밀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정성스럽게 선곡하고 녹음한 믹스테이프를 친구들과 주고받던 시절도 있었다. 시대가 바뀐 만큼 방법도 달라졌지만 소통의 즐거움은 여전하다. ‘친구가 듣고 있는 음악’ 항목에서 생소한 곡들을 클릭해보는 건 나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다.

애플이 골랐다

APPLE MUSIC 목업

이것저것 다 귀찮다면 그냥 스마트폰 화면 하단에서 ‘For You’ 탭만 클릭해도 충분하다. 최근의 재생 목록을 근거로 애플 뮤직이 나의 취향을 분석해 다양한 리스트를 추천해 주기 때문이다. 일전에는 타이구아라, 치코 부아르케 같은 브라질 뮤지션의 앨범을 연달아 들었더니 시스템이 네이 마토그로쏘의 앨범을 슬그머니 액정에 띄워줬다. 좋아했지만 잊고 있었던 곡, 혹은 좋아할 게 분명하지만 아직 몰랐던 곡들을 여지없이 골라내는 게 놀랍다. 애플 뮤직은 웬만한 지인들 이상으로 나를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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