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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배우는 아웃도어

2019. 07. 29

Writer 이재위 : 야외 놀이가 취미인 디지털 에디터

아웃도어

책은 하나의 아웃도어 장비다. 아니, 그 이상이다. 한 권의 좋은 책은, 열 개의 장비를 넘어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야외 생활에서 지혜는 도구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웃도어를 책으로 배웠다. 때때로 캠핑이나 서핑을 하러 가서, 야외 놀이보다 책에 더 빠져들어 있기도 했다. 자연 속에서 읽는 책은 그 자체만으로 큰 즐거움을 준다. LTE도 와이파이도 연결되지 않는 깊은 산속에서는 책 이외의 대안이 없기도 하다. 무엇보다 아웃도어 책에는 수많은 경험이 담겨 있다. 아무리 원숙한 모험가도 모든 것을 경험해 볼 수는 없다. 우리는 책을 통해 곰의 공격에 대비하는 연습을 하고, 세상의 알려지지 않은 서핑 포인트를 찾아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자신이 야외 놀이를 즐기는 이유를 성찰해 보는 계기도 된다.

1. 바바리안 데이즈 (윌리엄 피네건, 알마)

바바리안 데이즈

서핑 기술을 책으로 배울 필요가 있을까? 그건 유튜브에서 배우는 편이 훨씬 낫다. 그러나 서프보드에서 일어나고, 혼자 힘으로 파도를 잡고, 원하는 방향으로 라이딩을 하게 되었다고 해서 서핑을 안다고 할 수는 없다. 서핑은 스포츠보다는 삶의 양식에 가깝다. 서프보드는 스포츠 장비가 아니라 여행의 도구이고, 서핑은 바다를 탐구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요트나 밴으로 세계를 일주하는 모험가들처럼 말이다. <바바리안 데이즈>는 서핑을 통해 세상을 여행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바다뱀이 우글대는 피지 섬에서의 서핑, 3층 건물처럼 거대한 파도에서의 서핑, 서프보드가 비행기 날개라고 생각할 만큼 생소한 지역에서의 서핑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서핑이라는 여행을 통해 겪는 인간적인 관계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책은 2016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2.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쓰치야 도모요시, 진선출판사)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

라이트 하이킹은 가벼움을 추구한다.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호흡을 느끼기 위해 얇은 옷만 입는 것과 같다. 몸이 가벼워지면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라이트 하이킹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라이트 하이킹을 지향하는 브랜드는 기능과 스타일만을 앞세운 브랜드보다 존중받는다.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은 라이트 하이킹에 대해서 구체적인 정보를 준다. 배낭의 무게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옷과 신발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아웃도어 숍의 점원처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은 포켓북이다. 배낭 한편에 넣어두면 요긴하게 쓰일 거다.

3. 캠핑이란 무엇인가 (매슈 드 어베이투어, 민음인)

캠핑이란 무엇인가

책 제목이 너무 철학적이라면,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문명화된 도시에 사는 우리가 자연에서의 불편한 하룻밤을 갈구하는 이유를 기술하고 있다. 일테면, 이런 내용이다. ‘우리는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또다시 맞닥뜨리기 위해 비와 추위와 연기와 모기와 흑파리와 불면의 밤을 기꺼이 감내한다.’ 또는 이런 식으로 야영지에서의 에티켓을 설파한다. ‘우리는 우리 마음을 더 가깝게 하기 위해 텐트 세우는 간격을 멀리한다.’ 야영이라는 취미 생활을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캠핑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4. 본 투 런 (크리스토퍼 맥두걸, 여름언덕)

 본 투 런

이제 막, 트레일 러닝에 관심을 가지던 시기에 읽은 책이다. 나는 딱딱한 도로를 달리는 활동에 지쳐 있었고, 자주 부상에 허덕였다. 달리기는 무릎을 망치는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멕시코의 전설적인 부족 타라우마라의 러너들을 통해 인류가 진화한 이유가 달리기 때문이라는 이론을 진화생물학적으로 증명해 나간다. 인간은 달리기 위해 태어났고, 달리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달리기를 하면서 부상을 겪게 될까?

이 책에 따르면, 역설적이게도 러닝화의 발전 때문이다. 인간의 발은 달리기에 최적화된 구조이지만, 러닝화에 의존하면서 잘못된 달리기 자세를 가지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알트라나 루나 샌들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두 브랜드 모두 발은 해부학적으로 완벽하고, 신발은 보조적인 장비일 뿐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기록과 경쟁으로 변질돼 버린 달리기 문화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기록과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운 달리기, 나만의 달리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5. 생존의 법칙 (조셉 프레드, 니들북)

생존의 법칙

위의 책들이 너무 진지해서 손이 가질 않는다면, 귀여운 그림들로 가득한 책도 있다. 정글에서 캠핑하기, 벌에 쏘였을 때 처치, 개에게 인공호흡하기, 사막에서 경로 유지하기,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곰에 대비하기 등 172가지의 생존 법칙을 알려주는 책이다.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그림들로 이루어져 있어 이해하기 쉽다. 유치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놀라울 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이다. 그래서 곰은 어떻게 대비하냐고? 그건 책에서 직접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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