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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여행하는 새로운 방법

여행지에서 쿠킹 클래스를 듣는 이유

2019. 06. 17

Writer 신현호 : 여행, 음식, 그릇에 관심이 많은 푸드 칼럼니스트. 부업은 회사원.

쿠킹클래스 이미지

여행지에 가면 꼭 쿠킹 클래스를 듣는다. 단순히 레시피를 배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의외로 쿠킹 클래스는 단시간에 그 지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다. 그 지역의 요리를 설명하려면 자연스럽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문화, 역사 그리고 자연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수업들이 실제 아침 시장에 나가 장을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자세한 가이드를 받으며 시장을 다니는 것 자체로도 하나의 훌륭한 여행 코스가 된다. 장을 본 것을 가지고 돌아오면 한나절 정도는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는데 온전히 투자해야 한다. 쿠킹 클래스 안에서의 시간은 꽤 천천히 흐른다. 그 속도는 여행자의 시간이라기보다는 실제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에 더 가깝다.

보통 쿠킹 클래스는 요리를 만들고 그 자리에서 함께 나눠 먹는다. 그렇게 수업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의 식사도 재미있다. 쿠킹 클래스에 온 사람들은 빠듯한 여행 일정 중에도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을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식사를 하며 나누는 대화가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식재료들을 눈으로 보고 향기를 맡고 손으로 직접 다듬어 입으로 먹는 이 모든 공감각적인 과정은 레스토랑에서 차려진 음식을 먹는 것과는 또 다른 체험이다. 영화 평론가 프랑수아 트뤼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는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고, 마지막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쿠킹 클래스를 듣다 보면 종종 음식을 좋아하는 일의 마지막 역시 직접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방콕 실롬 타이 쿠킹 스쿨

방콕 실롬 타이 쿠킹 스쿨

아침 일찍 모여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5가지 요리를 만들어 점심에 먹는다. 태국 음식은 재료 손질하는 방법이나 조리 방법이 상대적으로 쉬우면서 다양한 향신료로 복잡한 풍미의 음식을 만들 수 있어서 더 재미있다. 생선 액젓 남쁠라의 짜고 강한 감칠맛, 설탕과 코코넛 밀크의 단맛과 카피르 라임(Kaffir Lime)이나 레몬그라스의 신맛, 프릭키누의 매운맛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극단적인 맛이 한 요리 안에 존재한다. 음악으로 치면 이퀄라이저로 세심하게 음역대를 조정해서 듣는 클래식 음악보다는, 몸이 울릴 때까지 모든 소리를 끝까지 올려놓고 듣는 록앤롤에 더 가깝다. 음식을 만드는 내내 모히토 같은 남국의 칵테일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 예약 : http://www.bangkokthaicooking.com

교토 스미야 교토 오반자이 교실

교토 스미야 교토 오반자이 교실

한동안 교토에 가면 유명하다는 교료리(京料理) 집만 찾아다녔다. 언제나 숨 막힐 정도로 완벽하게 전달되는 그 다이닝 경험들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쯤 문득 교토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은 매일 어떤 음식을 먹는지 궁금해져 오반자이(おばんざい) 수업을 찾았다. 오반자이는 교토의 제철 재료로 만드는 전통 가정식이다. 일본 요리는 비교적 친숙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시를 어떻게 내는지 미림과 요리 술이 어떻게 다르게 쓰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간장을 써야 하는지 하나하나 미묘한 차이를 배울 수 있었다. 생강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구워 파채를 올리고 계란찜을 만들고 방울토마토가 들어간 맑은 국을 끓였다. 수업이 끝나고 갓 지은 밥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니 잘 아는 일본 친구네 집에 놀러 온 것 같았다. 교토 사람들은 왠지 집에서도 엄청나게 정성이 들어가는 복잡한 음식을 만들 것만 같았는데 너무나 편안한 음식이어서 교토의 또 다른 면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예약 : http://3514598.com

뉴 올리언즈 쿠킹 스쿨

뉴 올리언즈 쿠킹 스쿨

뉴 올리언즈가 속한 루이지애나 주는 과거 프랑스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다. 유럽의 이민자들과 이미 터를 잡고 살고 있던 흑인 노예들이 뒤섞여 살면서 다른 도시와는 다른 독특한 문화가 탄생했다. 케이준(Cajun) 음식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기시감에 빠진다. 검보(gumbo)의 주재료는 뉴 올리언즈 주변 다양한 수산물이지만, 만드는 방식은 프랑스의 해산물 요리 부야베스(Bouillabaisse)와 비슷하다. 쌀을 케이준 향신료에 불려서 향을 극대화한 잠발라야(jambalaya)는 스페인의 빠에야 (paella)와 크게 다르지 않다. 뉴 올리언즈에서 듣는 요리 수업은 그래서 조금 더 특별하다. 이 도시의 복잡한 문화의 단면을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쩌면 쿠킹 클래스일지도 모른다.

+ 예약 : https://neworleansschoolofcoo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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