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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계 덕후의 예물 시계 가이드

2019. 06. 03

WRITER 이상문 : 시계 전문 컨설팅 <페니워치 컨시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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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시계수출협회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시계 시장이다. 최근 성장세로 본다면 곧 10위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기계식 시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여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 가지 더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한국만의 독특한 ‘예물 시계’ 시장이다. 서양에도 가문과 가문이 연을 맺으면서 시계를 주고받는 일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는 매우 한정되고 특별한 경우였다. 하지만 한국은 상당히 보편적으로 시계를 예물로 주고받고 있으며, 옳고 그름을 떠나 하나의 결혼 문화로 정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고급 시계 회사들이 한국의 예물 시계 시장을 주목하고 있고 이에 발맞추어 페어 워치와 행사를 준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시대가 변하여 상대방 가문에서 예물 시계를 정해주는 것이 아닌, 결혼 당사자들이 예물 시계를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30년 전처럼 롤렉스, 오메가, 론진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시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온 것이다. 그렇다면 수많은 예물 시계들 가운데 어떤 시계가 예물 시계로 좋은 시계인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기계식 시계 덕후로서 조금은 특별하고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예물 시계들을 추천하고자 한다.

인그레이빙

인그레이빙

예물 시계에 우리만의 표시나 날짜, 문구를 새길 수 있다면 정말 의미 있는 예물 시계가 될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시계가 있으니 예거르쿨트르의 ‘리베르소(REVERSO)’이다. 리베르소는 1931년부터 출시된 아르데코 형식의 사각형 시계이다. 원래는 폴로 경기시 시계를 보호하기 위해 뒤집는 기능(Reverse)을 넣은 시계인데 이제는 의도했던 기능보다는 그 기능과 디자인 자체로 아이코닉 한 시계가 되었다. 리베르소의 장점은 케이스를 뒤집었을 때 케이스 후면에 인그레이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영국 여왕으로부터 여러 유명 인사들이 케이스 후면에 인그레이빙 된 리베르소를 소유하고 있다. 인그레이빙은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가능한데 예물 시계의 의미를 담아 간단한 그림, 날짜, 문구 등을 새길 수 있다. 리베르소는 평소에는 시간을 보다가 가끔은 케이스를 뒤집어 결혼 당시의 일들을 떠올리며 기념하고 추억할 수 있는 좋은 예물 시계가 될 수 있다.

퍼페추얼 캘린더

퍼페추얼 캘린더

결혼식장에서 주례 선생님께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다. 결혼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지만 그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영원한 사랑’ 일 것이다. 시계에도 ‘영원’이라는 주제의 시계가 있다. 바로 퍼페추얼 캘린더이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시간뿐만 아니라 날짜, 요일, 달과 연도, 심지어 윤년까지 모두 표시되는 컴플리케이션 시계로 특별한 조정 없이 2월에는 28일까지 표시가 되며, 4년에 한 번 윤년이 돌아오면 29일로 표시가 되는 시계이다. 퍼페추얼 캘린더를 예물 시계로 맞춘다면,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과 함께 영원히 시간을 함께 한다는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퍼페추얼 캘린더 중에 가장 유명한 시계는 부동의 원탑, 파텍필립의 퍼페추얼 캘린더이다. 1985년 발표된 파텍의 퍼페추얼 캘린더 Ref. 3940은 시계사에도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시계이면서 사용자가 데일리 워치로 차기에 크지 않은 사이즈와 얇은 두께,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Ref. 3940은 현재 남성용으로 Ref. 5327, 여성용으로 Ref. 7140으로 변형되어 출시되고 있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파텍필립이 아닌 프레드릭 콘스탄틴이나 몽블랑에서는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시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시계

예물 시계를 고를 때 이뻐 보여서 구매를 했는데 그 시계가 2-3년 뒤 소리 소문 없이 브랜드 라인업에서 사라진다면 당신은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아무래도 예물 시계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지닌 시계가 좋다. 기계식 시계의 역사가 길다 보니 이미 어떤 시계들은 한 세기 또는 반세기를 걸쳐 높은 가치를 유지하는 시계들이 있는데 이 시계들의 특징은 디자인이 크게 변화하지 않고 계속해서 라인업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만약 디자인이 변하지 않고 가치를 유지하는 시계를 예물로 한다면 장점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부모님과 같은 시계로 예물을 맞출 수 있고 훗날 자녀들과 같은 시계로 예물 시계를 맞출 수 있다(물론 자녀들이 원해야 하겠지만). 두 번째는 절대 그러면 안 되겠지만 혹시 급한 돈이 필요할 때 리세일이 수월하거나 감가가 덜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급할 때 팔아 도움을 얻으라며 예물을 하기도 했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니).

이런 시계의 대표적인 예는 롤렉스의 데이트저스트 모델과 까르띠에의 루이 까르띠에인데 두 모델 모두 남녀 시계가 출시된다. 데이트저스트의 경우 1945년 출시 이후 디자인이 거의 변하지 않았고 한국에서 이미 예물로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탱크 시리즈의 하나인 루이 까르띠에는 1922년 출시 이후 탱크 시리즈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타임리스 클래식으로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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