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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ELVEDOT

예술적인 장난감 혹은 장난스러운 예술품

2019. 03. 11

세상에 이런 토이는 없었다.

'다 큰 어른이 웬 장난감?'이라고 묻는 사람이 요즘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키덜트(Kidult)'라는 단어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토이(Toy)'는 사전적 의미인 장난감의 영역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특히 '아트 토이'는 예술 분야에서도 어엿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트웰브닷 로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트 토이 작가 중 한 명인 ‘트웰브닷(twelveDot)’은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별 뜻은 없다. 그래서 더욱 멋지다. 작가 본명의 성, ‘임(Rim)’의 첫 번째 알파벳 ‘R’을 세로로 나눈 모양이 마치 숫자 ‘12’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트웰브닷이 되었다. 사물을 항상 다르게 보는 작가의 시선 자체가 이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될까?

작가는 주로 개구리에서 영감을 얻는다. 단순하고도 엉뚱한 발상으로 지은 자신의 이름처럼, 개구리를 있는 그대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어떤 개구리는 우물 안에 있지만, 트웰브 닷의 개구리는 온 세상을 펄쩍 뛰어다닌다. 바로 이렇게.

APO Frogs Series

아포 프로그 시리즈

트웰브닷 아포 프로그

종말을 뜻하는 단어인 아포칼립스(Apocalypse)에 개구리(Frog)를 합성했다. 이름에서도 유추해볼 수 있듯이, ‘아포 프로그 시리즈’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양서류를 보호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트웰브닷 아포 프로그

개구리는 자연의 환경에 맞춰 피부색을 바꾸는, ‘보호색’을 생존 전략 중 하나로 취하는데, 트웰브닷은 이러한 점을 작품에 반영한다. 특히, 버터색이나 민트색, 핑크색 등 현실의 개구리와 자칫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인공적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도시의 개구리들을 연상시킨다.

트웰브닷 아포 프로그

트웰브닷의 ‘아포 프로그 시리즈’는 무분별한 양서류 포획이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환경을 파괴하여, 결국엔 인류에게도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Incognito Dunny by twelveDot

인코그니토 더니 by 트웰브 닷

인코그니토 더니

‘아포 프로그 시리즈’로 주목을 받은 트웰브 닷은 2015년 디자이너 토이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국내 작가 중 처음이었다. 디자이너 토이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가들에게는 유명 토이 브랜드인 ‘키드로봇(Kidrobot)’과 협업할 기회가 제공된다. 트웰브 닷은 키드로봇의 대표 라인 중 하나인 ‘더니(Dunny)’를 활용하여 곤충 형태의 아트 토이에 개구리 모자와 팔 액세서리를 활용하여, 곤충이 개구리로 변신하는 스토리를 담아냈다.

이 작품은 특히 컬렉터들의 축제라고도 불리는 ‘뉴욕 코믹 콘(New York Comic Con, NYCC)’에서 ‘덕후’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아포 프로그 특유의 커다란 눈망울과 등 뒤의 투명한 날개는 마치 숲속의 요정을 떠오르게 한다.

Road kill series

로드킬 시리즈

로드킬 시리즈

한 번쯤 도로 위에서 싸늘하게 식은 동물의 사체를 목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로드킬(Road Kill)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종종 일어난다.

로드킬 시리즈는 개구리 같은 작은 생물체가 타이어에 밟혀 죽어도 모르고 지나가는 것처럼, 쉽게 인지하지 못 하는 일들에 대해 한 번쯤 환기해보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로드킬 시리즈

‘로드킬 시리즈’의 뿔개구리는 ‘아포 프로그 시리즈’의 귀여운 개구리와는 느낌이 다르다. 마치 ‘밟고 지나갈 테면 지나가 봐’라고 말하는 것 같다.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듯한, 뿔개구리는 매끈하고 날렵한 곡선을 가진 스포츠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제작 단계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순식간에 달려가는 자동차에 밟혀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는 작은 생명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twelveDot x PLAYBOY

twelveDot x PLAYBOY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플레이보이의 60주년을 맞이해 진행된 협업이다. 플레이보이만큼 명징한 상징을 지닌 브랜드가 또 있을까? 검은 토끼는 ‘잘 노는 똑똑한 남자’를 의미한다. 트웰브 닷은 플레이보이의 로고가 가진 힘을 표현하고자 했다. 100개의 한정판으로 출시되어, 국내외 많은 컬렉터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twelveDot x MUZIK

twelveDot x MUZIK

아이웨어 브랜드 ‘뮤지크’와 협업으로 탄생한 작품으로,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마이클 잭슨을 오마주했다. 대표곡 ‘빌리진(Billie Jean)’의 도입부 동작을 실루엣의 라인만으로 표현했다. 특유의 역동적인 퍼포먼스 동작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마치 작품이 몸을 움직여 ‘문워크’할 것만 같다. 손가락 마디 마디와 입술 등 섬세함이 돋보이는 아트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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