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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SWISS TOOLS

드디어 만난 자전거 공구의 세계

2019. 01. 21

내 자전거는 내가 고친다.

공구, 한 번도 내 것이었던 적이 없던 이름이다. 남자와 공구가 잘 어울린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나는 남자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흔하디흔한 공구 세트 하나 없었으니까. 이런저런 비슷하게 생긴 커다란 공구 세트를 갖는 것이 소원인 남자들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쩌다 공구가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그냥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저마다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지만 내게는 그냥 ‘쇳덩이’로 보일 뿐이었다.

단, 여기까지는 ‘피비 스위스 툴(PB Swiss Tool)’을 알기 전의 이야기다. 나에게 공구에 대한 인상은 피비 스위스 툴을 알기 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 모든 공구가 차가운 빛을 띠지 않는다는 것과 튼튼함과 투박함은 다른 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공구가 나만의 소중한 물건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든든함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든든함

평소 중랑천이나 한강 둔치에서 자전거 타는 것을 즐기는 나의 눈에 띈 제품은 바로 ‘PB-470 바이크 툴 킷’이다. 일단 매우 가볍다. 공구치고 가벼운 게 아니라, 그냥 가볍다. 8개의 드라이버와 렌치 어댑터 그리고 2개의 타이어 레버까지 포함된 홀더 세트가 고작 100g도 안 된다. 지금 책상 위에 있는 아이폰이 200g 정도인데, 매일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무게의 절반도 채 안 되는 것이다. 크기도 작다. 한 손에 쏙 들어온다. 길이가 10cm 정도로, 성인 남성의 중지 정도다. 겉옷 안 주머니나 바지 주머니에 넣고 라이딩을 해도, 전혀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고 가벼워서, 더욱 경쾌한 손놀림으로 자전거를 고칠 수 있다. 어댑터와 각 부속품의 표면이 자석으로 처리되어, 때에 따라서 필요한 나사를 손으로 직접 결합하지 않고도, 쉽고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다. ‘지금 자전거를 수리 중입니다’라는 티를 내며 낑낑대지 않아도 된다.

믿고 쓰는 ‘스위스 메이드’

믿고 쓰는 ‘스위스 메이드’

브랜드 이름 그대로, 피비 스위스 툴은 스위스에서 만든 도구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를 내세운다. 명품 시계나 고급 만년필과 같은 ‘스위스 메이드’ 제품을 떠올리면 쉽게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이를테면 정교한 무브먼트나 우아한 디자인 같은 것. 이런 점에서 피비 스위스 툴 역시 ‘스위스 메이드’라고 할 만하다. 게다가 피비 스위스 툴은 개발 단계부터 제조 과정까지 전부 스위스에서만 이루어진다. 모든 제품에는 고유한 일련번호가 제공되는데, 이 번호를 통해 제품이 내 손으로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알 수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최종 검사는 언제 진행되었는지, 검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언제 입고되었는지. 나의 ‘PB-470 바이크 툴 킷’은 2018년 4월 13일에 최종 검사를 통과했다. 확실히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피비 스위스 툴은 제품에 이상이 생기면, 새 제품으로 교환해준다. 정해진 보증 기간도 없다. 수리를 해주는 것도 아니다. 별도의 비용도 필요 없다. 그냥 새 제품을 준다. 이보다 화끈한 A/S 정책이 있을까? 피비 스위스 툴의 공구를 구매한 후에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같은 종류의 공구를 두 번 다시 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먼 훗날 언젠가 내 아이가 자전거를 배울 때가 된다면, 이 바이크 툴 킷을 사용하는 법도 함께 알려줄 것이다.

보기 좋은 공구가 사용하기에도 좋다

보기 좋은 공구가 사용하기에도 좋다

피비 스위스 툴의 공구들은 빼어난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공구가 예쁘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정말 예쁘다. 피비 스위스 툴 CEO 에바 자이슬리가 회사 역사상 최고의 제품으로 뽑은 ‘롱볼 렌치 세트’는 렌치 하나하나가 전부 색상이 다르다. 마치 선명한 무지개가 떠오른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알록달록한 공구 세트를 보고 있으면, 왠지 더 조심스레 다루게 되지 않을까? 이 바이크 툴 킷 역시 원하는 색상을 고를 수 있다. 나는 톡톡 튀는 보라색을 골랐다.

물론 보기에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렌치 규격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입혀 기능도 고려했다. 또한 드라이버 핸들 부분엔 스크루 모양을 그려놓아 굳이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십자 드라이버인지, 일자 드라이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게 그렇게 획기적인 일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공구 업계에서는 최초의 발명이다. 덕분에 내가 필요한 장비를 한눈에 찾을 수 있다. 혁신의 첫걸음에는 늘 사소한 발상의 전환이 있다.

내 자전거는 내가 고친다

내 자전거는 내가 고친다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이자 ‘지옥의 레이스’라고도 불리는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엔지니어들이 피비 스위스 툴 공구를 쓰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으니, 기능에 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론 내가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할 일은 없겠지만, ‘투르 드 한강’이나 ‘투르 드 춘천’ 정도의 라이딩에서 이 제품 하나면 거의 모든 비상사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다양한 스크루와 렌치는 물론, 타이어 레버까지 알차게 구성되어 있으니까. 핸들, 브레이크, 기어 세팅까지 거의 모든 정비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심지어 육각 렌치만 활용해도 대부분 자전거 조립이 가능하다.

물건도 오래 쓰면 영혼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 물건이 내 다리가 되어주는 자전거라면, 영혼이 더 짙게 묻어 있지 않을까? 피비 스위스 툴은 내게 소중한 물건들을 튼튼하게 유지해주고, 나의 영혼을 오래도록 깃들게 해준다. 다가오는 봄엔 친구들과 먼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떠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재다능한 ‘PB-470 바이크 툴 킷’을 자랑하고 싶다.

Review by 이주원: 콘텐츠 기획자. 타고난 ‘꽝손’이지만, 이제 간단한 자전거 수리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HOWDY SAYS

  • howdy

    - 자전거 정비 정도는 혼자 할 수 있게 된다.
    - 고장 날 일이 없는데, 고장 나도 새것을 준다.

  • dowdy

    - 한 번 사면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써야 한다.
    - 친구들 사이에서 자전거 정비를 도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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