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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 Wearable Translator

음성 번역기 일리로 말해보세요

2018. 05. 28

외국어로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할 시간에 여행을 좀 더 즐기자.

일리를 들고 여행을 준비하는 남자

한 해 무려 700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700만 명이라니. 정확한 숫자 확인을 위해 다른 자료를 검색할 필요도 없다. 일본의 유명한 바나나빵이나, 생초콜릿을 여행 선물로 1년에 두세 번씩은 받으니까. 그리고 연휴 때마다, 잠깐 일본 다녀올까 하는 생각은 얼마나 자주 하게 되는가.

입 다문 여행자의 친절한 친구

일본이 친숙하다고 해서, 일본어가 능숙해지는 것은 아니다. 경험만으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무슨 얘기냐고? 예를 들어, 일본에 열 번 다녀왔다고 해서 일본어를 유창하게 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대신 눈치코치로 대충 파악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정도다. 보통 여행자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스미마셍’ 그리고 ‘이타다키마스’ 아니면 ‘이쿠라데스카?’ 정도? 물론, 고맙고, 미안하고, 잘 먹겠다고 말할 수 있고, 얼마냐고 물을 수 있다면야 여행에 큰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단, 깊이 있는 여행을 포기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도쿄 여행책 위에 있는 일리

나는 일본어를 오랫동안 배웠다. 간간이 프리랜스 통역사로 일하기도 한다. 당연히,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외국어 능력을 갖춘 여행자는 생각보다 드물다. 다들 회화책이나 스마트폰 번역 앱에 의지한 채 비행기에 몸을 실을 뿐이다. 일본에 도착하면? 한껏 들뜬 마음을 안고서 꿀 먹은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연히 만난 오프라인 음성 번역기 ‘일리’는 신선한 매력이었다. 상자를 열고 처음 만져보는 순간 깨달았다. ‘이 녀석은 외국어를 못하는 여행자에게 친절한 친구가 될 수 있겠구나!’

단순하고 가벼운 여행자의 친구

일리는 애플과 무인양품의 단순함을 닮았다. 몸체에는 ‘Wearable Translator’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입을 수 있는 번역기라니. 적어도 들고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제품 길이는 고작 12cm다. 무게는 42g. 주머니에 넣어 다녀도 전혀 티가 안 난다.

손에 들고있는 일리

일리의 첫인상은 동글동글 귀엽다. 손에 들고 쥐어보면, 무척이나 가볍다. 한 손에 쏙 감긴다. 제품 아래쪽에는 스트랩도 달 수 있다. 물건을 자꾸 떨어뜨리는 사람은 스트랩을 달아 손에 감고 다니길 추천한다. 여행자를 위한 음성 번역기를 표방하는 제품인 만큼, 당연히 휴대성은 중요한 요소다. 부담 없이 갖고 다닐 만한 무게와 얇은 디자인을 갖춘 일리의 외모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단순해서 쉬운 여행자의 친구

일리는 단순하다. 제품에는 아이폰의 홈 버튼을 닮은 동작 버튼과 옆면의 전원 버튼, 그리고 메뉴 버튼뿐이다. 앞면에는 마이크, 뒷면에는 스피커가 있다. 말하면 상대방에게 번역된 음성이 들린다. 동작 상태는 반짝이는 LED가 알려준다. 사용법은 더 단순하다. 전원 버튼을 눌러 대기 상태가 되면, 작동 버튼을 누르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이게 전부다.

사용하고있는 모습

더 중요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오프라인에서 이뤄진다는 것. 앱만 깔면 통·번역이 다 되는 시대에 일리를 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예를 들어, 외국 여행할 때 흔히 사용하는 구글 번역기도 음성 통역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의 말도 곧잘 알아듣는다. 단, 원활한 온라인 네트워크 환경이 필수적이다. 인터넷망이 불안정하거나, 끊어지면 사용할 수 없다.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고도 척척 내 말을 알아듣고 번역하는 일리가 빛을 발하는 지점이다.

제대로 번역하는 여행자의 친구

번역기는 결국 번역을 잘해야 한다. 쉽고 간편하다는 이유만으로 기기를 선택할 수는 없다. 일본어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일리의 번역 수준이 궁금했다. 전문적인 회의나 토론을 위한 기기가 아님을 염두에 두고, 여행자의 기분으로 시험해봤다.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예를 들어, 일리는 '긴급하게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알려주세요'라는 말을 '急に手術可能な病院を?えてください(긴큐니 슈쥬츠카노-나뵤-인오 오시에테 구다사이)’라고 바꿔 말해주었다. 또박또박 표준어로 말하기만 하면 거의 대기 시간 없이 즉각 괜찮은 문장을 들려준다.

'근처에 유명한 맛집이 있습니까?'라는 말은 '近くに有名なグルメ店がありますか(치카쿠니 유메-나구루메텐가 아리마스카)?’라고 번역해주었다. 맛집 같은 단어도 잘 알아듣는다. 이 정도라면 여행지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둔 여행자의 친구

일리는 한 방향(한국어 → 영어, 일본어) 음성 번역기다. 양방향 번역기가 아니다.

오직 나의 말을 듣고 번역해주는 것에 집중한다. 처음에 이 개념을 알고 나서는 조금 놀랐다. 상대방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데, 과연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듭 사용해보니 제작자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여행을 즐기면서,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전하는 데 집중해봐라.'

처음 만난 낯선 외국인과 기기를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는 건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럴 바에는 메시지 전달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택시를 타거나, 음식을 주문하거나, 물건을 고르는, 여행 중 일반적인 상황에서 고민 없이 말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편리함의 차원이 달라지니까.

컴퓨터와 연결한 일리

한국에 발매되는 일리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영어도 사용할 수 있다. 동봉된 마이크로 5핀 케이블로 간편하게 접속할 수 있다. 특히 윈도 PC뿐만 아니라 맥을 사용하는 사람도 똑같이 업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좋다. 언어 변경도 아주 쉽다. 옆 버튼을 꾹 누르니 간편하게 번역 언어를 바꿀 수 있었다. 사후 지원으로 언어 기능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발전이 더 기대된다.

Review by 이가을 : 유튜브 ‘방구석 리뷰룸’ 운영자, 쉽고 빠르고 덜 귀찮은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HOWDY SAYS

  • howdy

    - 버튼을 누르고 말하면, 자동으로 번역된다. 끝.
    - 생각보다 훨씬 정확하고 깔끔하게 번역한다.

  • dowdy

    - 기계에 대고 말하는 것이 썩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 어쨌든 여행 중에 충전할 기기가 하나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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