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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Paul Shears 975

가위가 하는 일

2018. 05. 21

독일 파울의 주방가위, 매끈한 곡선의 날이 고기를 말끔하게 가른다.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다.

Paul Shears 975 사진

어릴 적, 자주 가던 시장에는 ‘닭 가게’가 있었다. 한쪽 벽에는 털이 뽑힌 닭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고, 닭 손질에 사용하는 직사각형의 큰 칼은 나무 도마 위에 항상 꽂혀 있었다. 닭을 한 마리 고르면 주인 아주머니는 무심하게 큰 칼을 뽑아 들고 탕, 탕, 탕 내리쳐 닭의 몸과 다리 그리고 목을 분리했다.

당시 기억이 선명하기 때문일까? 그동안은 누구나 쉽게 닭을 자를 수 있을 거로 생각하며 살았다. 집에서 닭 요리를 해보겠다고 수선 떨기 전까지는. 위엄 넘치는 큰 칼과 나무 도마를 이토록 그리워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두꺼운 나무 도마, 직사각형의 큰 칼 대신에

Paul Shears 975 사진

마트에서 생닭을 사 왔다. 무슨 배짱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료 손질부터 직접 해야, 진정한 요리라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 하지만 요리의 하수가 할 수 있는 일은 닭을 깨끗하게 씻는 것이 전부였다. 각 부위를 정확하게 겨냥해 칼을 내리쳤는데도, 닭은 깔끔하게 조각나지 않았다. 칼로 안 된다면, 가위를 써야지. 하지만, 미끄덩거리는 닭 껍질도 제대로 자르지 못했다. 닭의 상태만 점점 더 엉망이 되었다. 하긴, 기껏해야 채소만 간신히 자르는 일반 가위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Paul Shears 975 사진

한 번에 확, 아주 단호하게 닭을 썰어줄 물건이 필요했다. 파울의 975 가위는 ‘육류 손질용 주방 가위’다. 전용이고 전용이다. 물론, 주방용 가위는 많지만, 육류 손질 전용 주방 가위는 드물다.

Paul Shears 975 사진

이 제품은 이름처럼 육류와 가금류를 자르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손잡이 한쪽에는 네 손가락을 넣을 수 있고, 다른 손잡이에는 손바닥을 밀착시킬 수 있다. 이는 ‘코시헤브’라 불리는 구조인데, 최소의 힘으로 최대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돕는다. 또한 더욱 강한 힘을 내도록 손잡이 아랫부분에 몇 겹으로 이루어진 스프링까지 장착했다. 덕분에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의 뼈까지 효과적으로 절단할 수 있다.

코헤시브의 힘을 믿어요

Paul Shears 975 사진

손질을 잘못해서 망가질 대로 망가진 닭은 잠시 한쪽에 두고, 마트에서 다시 새 닭을 사 왔다. 우선, 닭고기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었다. 도마 위에 올려놓고 파울의 가위로 다리부터 분리했다. 오, 썰린다. 곡선으로 제작된 가위 날이 상당히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약간 힘을 주자 살이 매끈하게 잘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단단한 뼈 부분에 닿았다. 여기서 코헤시브 손잡이의 장점이 발휘된다. 작은 힘으로도 뼈째 잘려나간다. 날개 부위는 물론 조금 더 두꺼운 목까지. 탕, 탕 하는 큰 소리 없이도 쓱.

Paul Shears 975 사진

가위 날이 살코기와 뼈를 단단하게 잡아준다는 느낌은 가위 날에 새긴 톱니 덕분이다. 세밀한 톱니 부분이 식재료가 멀리 날아가는 걸 막아준다. 게다가 곡선으로 살짝 휜 가위 끝 뾰족한 부분은 가금류의 잔뼈들을 제거하기에도 좋았다.

쉽고 편하게 닭을 손질하자

Paul Shears 975 사진

파울의 육류 손질용 주방 가위 975는 효과적으로 칼을 대신한다. 아니 오히려 칼보다 더 유용하다고 해야 옳다. 어릴 적 닭 가게 주인 아주머니가 이 가위를 알았다면 굳이 직사각형의 큰 칼을 사용했을까?

게다가 부가적으로 동봉되는 가위 전용 오일과 손잡이 부분에 장착된 안전장치에서는 독일의 명품 가위 브랜드 파울(PAUL)의 섬세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요리를 조금 더 쉽게 하고 싶다면, 준비 과정에서 힘 빼고 싶지 않다면, 파울 가위의 힘을 빌리자. 닭 한 마리 손질에 1분 정도면 충분할 테니까.

Review by 김지윤 : 종합 광고대행사 소년기획 대표이자 시인. 취미로 요리를 하며 종종 망친다.

HOWDY SAYS

  • howdy

    - 힘들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간다.
    - 닭을 조각내는 데 단 1분이면 충분하다.

  • dowdy

    - 뾰족한 가위 끝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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